아이리스

맥주캔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가 텅빈 눈으로 잠시 시간을 멈춰세웠다.
회색빛 세상은 여전히 거친 숨만 몰아쉬며 뭐가 그리 바쁜지 달빛을 따라 쉼없이 날개짓을 해댄다.
슬픔이 깃든 빗방울은 날 안아주지 않았지만 스치는 바람에서 옅고 희미한 안도를 맡을 순 있었다.

홀리듯 뒤돌아본 날개는 빛은 바랬지만 찰나의 바람을 머금기엔 충분했다.

날 수 있을까.


아니, 난 갈 곳이 없었다.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
눈물에 적신 붓을 감고 한참을 허공에 그림을 그리다 일어섰을땐,
한갑 가득 들어있던 담배가 몇가치 남아있지 않았다.

붙잡고 싶었던 순간은 한 번도 머무르지 않았고,
결국 눈동자는 검붉게 시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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