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르드제주 #2


서로에겐 즐겁게 대했지만, 개인적으로 많은 고민을 가진 이들의 외롭고 힘겨운 여행이였다.
비슷한 나이의 비슷한 고민을 가진 비슷한 남자들의 여행이였기에 한참을 웃으며 떠들다가도 금새 우울해져서 저마다의 사연으로 먹먹해져 구석에 앉아 담배를 피거나 구름이 지나가는걸 한참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 둘째날은 너무 힘들어서 콜밴을 불러 집으로 가려고까지 생각했고 넷째날 시야가 어두워지고 숨이 턱턱막혀 아스팔트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버리기도했다. 몸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힘들었던건 마음이였다. 팀에게 폐를 끼치는게 싫었고 저질체력에 자신감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우울해지지 않으려 페달을 열심히 굴려보아도 몸이 버티지 못할때는 언제나 마음까지 같이 힘들었다. 나를 가로막았던건 아득한 안개에 덮인 오르막길이 아닌 아른거리는 후회였다. 이겨내야해. 버텨야해. 이건 오히려 즐거움이잖아. 입술을 깨물고 이를 악물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같이간 친구들 앞에선 언제나 긍정을 잃지않았다. 트레일러를 끌지않은 미안함때문이기도 했고 농담을 던지며 마음을 가볍게 하니 작은 농담에도 한참을 웃었다. YK는 생존을 SH형은 트레일러를 나는 긍정을 EJE는 나를 맡았다. 하지만 우울증보다 심하다는 조울증이 어떻게 생기는지 왜 생기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라이딩을 무사히 마치고 목포로 가는 배 안에서 참 아쉬웠다. 정말 힘들었지만 지나고나니 이렇게 정해진 고통은 고문이 아닌 오히려 즐거움에 가까웠다. YK가 쓴 여행기를 보고 사람들은 제주도까지 가서 회 한점먹지 않고 힘들게만 다녀왔다고 했지만, 눈으로 보이진 않아도 다들 한층 더 성숙해졌으리라 믿는다.

후회. 물론 후회한다. 이번여행을 다녀오고 나서도. 또한 앞으로도 그건 변하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게 아닌 모든것을 포용하는 더욱 성숙된 사람이 되어서 당신에게 부끄럽지 않을때쯤엔 과거에게, 그리고 내 스스로에게 용서를 빌 준비가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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