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보관물: 2012 1월

이해와 존중

Jin - Pan Pacific Hotel난 격식을 차리는걸 좋아하고 겉모습을 중시하면서 사람은 생긴 것과 행동하는것에 모두 보여진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때문에 끊임없이 나를 숨기고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며 피해를 주지 않으려하는 쓸데없이 과하게 신경쓰는 3인칭 시점때문에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거나 뭔가 나사가 잘 맞아들어가지 않으면 급격히 초조해지면서 과격해지는 공황장애까지 생겨난다. 참 바보같은 거라는것도 알고 고쳐야지 고쳐야지 하면서도 막상 명동에 나가면 또 혼이 나간다. 이런 잘못된 습관을 이해해주려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렇지않아 끝까지 숨겼던 사람도 있었다. 이해해주려는 것조차도 과분한 일이지만 언제나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진정됐을때 후회했다. 6시반까지 공항까지 가야하는데 6시반에 일어났을때가 세상의 종말이 오는것만큼 초조해했고, 날 믿지 못했을때 모든 것을 부셔버릴만큼 과격해졌고 사랑니를 뽑았을땐 진화가 덜 되었다는것에 격노했다. 아픔이 멈췄을땐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언제나 늦었다.

‘응 이해해. 하지만,’ 로 시작하는 문장을 싫어한다. 지금 상황을 이해하는것은 자신의 시점에서 나의 상황은 어떻겠다 라고 어림짐작할 뿐이고, 지금의 나를 이해하려면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시청한 후에야 ‘이해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것이다. ‘이해’라는 말은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쓰이는 말보다는 이미 고정된 것, 이를테면 수학공식을 이해했다거나 ‘베이스의 줄이 왜 4줄인지 이해했다’라고 할때가 맞는 말인 것 같다. 영어의 ‘understand?’ 는 ‘이해했니?’ 가 아니라 ‘알아들었니?’ 라는 말이 더 의미상으로 정확하지 않을려나. 상대방을 이해해야 존중할 수 있다고 한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고 본다. Steve Jobs를 이해하지 못해도 존중받는 것처럼 존중은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쓴대도 어색하지 않다.

이해하지 않아도 존중할 수 있다는 이 모든건 말장난일 뿐이지만, 최근들어 나를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대해주는 사람이 있기에 어떤 점이 다른 부분일까 생각하다가 찾아낸 결론이고, 주위엔 언제나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녀는 내가 초조해하는 약한 모습을 보였을때 외면하지도 않았고 실망하지도 않았고 기다리지도 않았다. 그저 조용히 다가와 안아주었다.

Advertisements

상하이


해외여행은 끝판왕 보스처럼 지금까지의 모든 고생의 보답같은 느낌이다.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내가 외국인이 되어있는게 진땀나면서도 즐겁다. 게다가 우리나라였으면 절대 못볼 광경을 흔하듯 보게된다. 밤중에 1톤트럭에 가득찰만한 스티로폼 박스를 자전거에 이고 가는 이가 무려 2명, 나무로 손수 만든 빗자루를 가지고 길을 쓸던 만취한 아저씨, 자동차와이퍼로 화장실 유리를 닦던 할아버지. 하지만 전부 일에 열심이였다. 중국인이 ‘부지런한’ 성향이 있나? 라는 생각이 들만큼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데 꼼꼼하게 자전거 사이사이까지 길을 쓸고 모서리까지 깨끗이 닦고 있었다. 이렇게 부지런함 때문에 노가다 투성인 해킹도 잘하는것일까나. 일본에선 사진을 찍어주던 아줌마가 상해에선 길을 쓸던 청소부가 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새겨줬다. 청결에 신경을 덜 쓰는 모습사이로 모두가 전기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아이러니가 있는 상하이. 일본-중국-한국은 같은듯 정말 다른것같다. 다음 여행지는 아마도 홍콩일테지만, 오리지널 중국과 오리지널 프랑스도 꼭 가서 비교해봐야지.

RED

중국인들은 국기만 봐도 알수있듯 빨간색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빨래를 봐도 빨간옷들이 정말 많고 간판도 80%가 빨간색, 그나마 알아먹을수 있는 영어 간판조차 빨간 KFC, 빨간 맥도날드다. 블랙홀에 빠져들어갔다 나온 곳의 간판들이 죄다 빨간색바탕에 금색글자라면? 더 이상 생각할 필요도 없이 그곳은 중국이다.

관전가옛거리



Jin - 퉁양시장(通市)

빨래

왠지 중국이라고 하면 황비홍 머리를 한 약간 떼 낀 하얀옷을 입은 무술인들이 가득하고 만두를 손에 들고다니며 먹을 줄 알았는데 만두도 없고 황비홍도 없고 그냥 빨래만 잔뜩 보인다. 습한 날씨에 적응되서 내복과 속옷이 남들 눈에 들어오든 상관안하고 잔뜩 걸어놓는 쿨함을 보여준다. 흐린날씨에도 불구하고 상해든 소주든 고개를 들면 죄다 빨래들이다.

경항대운하

이끼 색의 강 옆의 무너질 듯한 집. 이런집이 긴 강을 따라 셀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집도 에어컨은 있는 모습에 빨래도 세탁기로 돌리고 널어놓기만 한 줄 알았다.

빨래중이다.

Circus

서커스를 직접본건 어렸을적 한번이고 방송에서 나와도 마술이라면 모를까 그리 큰 관심사가 아니였다. 별 기대 안하고 봤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어린애들이 위험하고 힘든 서커스 배우느라 고생했을게 생각나 보는내내 콧등이 시큰거렸다. 대단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한 마음에 진심어린 박수가 나도 모르게 나온다. 마지막엔 동그란 통안에 오토바이가 7대 들어가는데 매케한 매연냄새가 난다는 몰랐던 사실보다도 다칠까 걱정스러움에 오토바이가 한대씩 더 등장할때마다 아 제발 그만 들어가.. 나도 모르게 중얼중얼.
서커스는 참 슬프다. 어린애들이 안다쳤으면 좋겠다.
어머니께서도 나이트에서 남자애들이 기둥에 올라가 손으로만 버티는데 슬프더래신다. 다른장소 같은마음;

可口可樂

可口可樂
중국에서의 코카콜라의 다른 이름, 可口可樂(가구가락) 입이 즐겁다 라는 뜻까지 있다. 중국사람들은 굳이 글로벌화 하지않아도 시장이 크다는 자부심때문인지 알파벳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식사 도중 컵을 하나 더 달라고 했지만 못알아듣고 손짓발짓으로 컵을 가르키며 하나더 하나더 몇번을 말해도 한참뒤 가져온건 얼음바구니..  단어들에 의미를 부여하기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맞추다보니 코카콜라 외에도 기아자동차의 비스토는 仟里馬(천리마), 오리온 초코파이는 驕克力派(교극력파), 이마트는 易買得(이매득)  같은 재밌는 작명이 많다.
통통한 캔이 2위안, 우리나라돈으로 400원이 안되는 가격이기에 마음껏 마셨지만 우리나라 코카콜라와는 맛이 다르다. 단맛도 적고 탄산도 적지만 돼지기름냄새 안나는것만으로도 감사. 기념품으로 마땅히 사올만한게 적어서 그 중 콜라만 5캔을 사왔다. 수화물 확인하던 직원이 모니터를 뚫어지게 보더라.
외국나갈때마다 나라별 콜라를 수집해와야겠다.

네오르네상스

상해야경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 시절때 지어진 양식 그대로 이어오는 건물들이 많았다. 식민지 시절때 지어진 건물들을 부끄러워하지않고 오히려 밤엔 전기세까지 지원해주며 야경을 밝힌다. 중국에 반환된걸 반대했던 영국 국적을 꿈꾸는 홍콩사람들처럼 상해에도 옛 프랑스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실제 빈부격차를 나눌때 네오르네상스양식인가 아닌가만 보면 알 수 있을만큼 유럽에 대한 동경이 느껴진다.

차도 인도도 모두 넓고 건물들도 과하다 싶을정도로 너무 크고 넓다. 상해의 가장 큰 번화가이지만 명동처럼 줄서서 걸을 필요가 없다.
팬 퍼시픽 호텔
묵었던 Pan Pacific 호텔은 올림픽경기장정도 크기였던 것 같다. 룸에서 조식을 먹으려 가려면 10분이 넘게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