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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sickness

5년만에 만난 Crystal을 안고 펑펑 우는 J를 보며 ‘역시 오길 잘했어’라고 생각했다.
나무로 된 트램보다도, 칙칙한 청킹멘션보다도, 심포니오브라이트보다도 J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농담하며 웃을때가 가장 즐겁더라.

공항으로 돌아가며,
J는 다시, 난 처음으로 홍콩이 그리워졌다.

Numeric

# +4 km/h

모두가 우려했던 클릿슈즈를 신었던 첫 날 단숨에 시속 4km가 올랐다. Chasing legends를 다시볼때마다 모두가 주목하는 카벤디쉬보다 마크렌쇼의 리드아웃에서 벅찬 감동이 느껴진다. 옐로우져지를 입는것도 커다란 영광이겠지만 팀으로서 누군가를 리드아웃해주는일, 지금의 나의 역할이다.

# ((변경가격 / 계약날짜) – (현재가격 / 계약날짜)) * 남은날짜 – VAT
결제 개발 부분에 몇일을 매진하느라 온통 머리가 숫자로 가득차 있다. sin그래프와 맞닿는 부분을 응용하여 할인을 계산한다는 선배개발자의 말에 지금 하고 있는건 장난 수준이라 -아주잠깐- 생각했지만 sin을 쓰든 cos을 쓰든 그냥 덧셈뺄셈만 하든 언제나 돈다발은 한번에 완벽하게 세기란 두려운 일이다. 수학의 정석을 다시한번 풀어보면 좀 더 수월해질려나. 암산학원부터 다니는게 먼저겠다.

# 3년
‘뉴 호라이즌호’가 명왕성에 도착하기까지 딱 3년 남았다. 명왕성의 사진이 지구로 전송되기전 뭔가 해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한지 7년이 지났다. 경쟁자는 이미 반이상을 앞서간다.

# 1+1=1

협력사 아닌 협력사로부터 받게된 연극표. 짧고 유쾌한 공연만 보다가 총 3시간 공연에 5분넘게 꾹꾹 누르며 절규하는 대사가 즐비하는 심오한 연극을 보고나니, 참 재밌게 산다고 생각했던 연극배우가 시켜줘도 못할 것 같은 두번째 직업이 되었다. 연기를 보며 감동을 느낀적은 많지만 전율을 느낀건 처음이다. 무대가 끝난 후 닭살돋은 팔을 들어 무거운 박수를 보냈다. 어느누구도 환호할순 없었다. 1+1=1. 이 연극의 큰 줄거리이자 슬픔이며, 증오며 사랑이다. 최근 가슴이 먹먹해져 잠못이룬날들을 더욱 큰 절망이 위로해줬다.

# 1년
1년은 긴 시간이다. 내가 1년전 지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잊기 충분한 시간이다. 어색한 침묵이 귓가를 사납게 때린다. 영화대사 하나가 떠오른다.
우리들은 조금 탈선은 했지만, 진정한 자신을 되찾았어 – 델마와 루이스(1991)

# 8월말
올 여름 휴가는 조금 늦은 여름, Jin을 홍콩에 데려갈 생각이다.

# 13 page
친척동생의 결혼식날 있었던 일을 조금씩조금씩 글로 적어보고 있다. 이렇게 길게 글을 써본건 처음이다. 누군가 그랬다. 첫 소설은 자기의 경험에서 우러나온다고. 이건 우러나온것도 아니고 그냥 사실 자체다. 내가 느꼈던 그 날의 아픔을 혼자만 삼키기엔 너무 쓰다. 쓰는내내 머릿속에 떠올라 몇번이고 가슴이 다시 먹먹해진다. 다시 읽어봤을때 그때의 내 마음만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완성하게 되면 당신앞에서 웃고 있었던 내 마음이 이랬었다고 꼭 보여주고싶다.

# +5kg
체지방 측정에서 13% 가 나왔고 근육량은 정상, 체지방이 9kg 지방이 부족하다며 4.9kg를 찌워야한댄다. 열심히 피자도 먹고 치킨도 먹고 또 먹어서 5kg을 불려야겠다. 생리적 서른이 되기전에 표준체형을 꼭 만들어야지.

이해와 존중

Jin - Pan Pacific Hotel난 격식을 차리는걸 좋아하고 겉모습을 중시하면서 사람은 생긴 것과 행동하는것에 모두 보여진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때문에 끊임없이 나를 숨기고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며 피해를 주지 않으려하는 쓸데없이 과하게 신경쓰는 3인칭 시점때문에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거나 뭔가 나사가 잘 맞아들어가지 않으면 급격히 초조해지면서 과격해지는 공황장애까지 생겨난다. 참 바보같은 거라는것도 알고 고쳐야지 고쳐야지 하면서도 막상 명동에 나가면 또 혼이 나간다. 이런 잘못된 습관을 이해해주려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렇지않아 끝까지 숨겼던 사람도 있었다. 이해해주려는 것조차도 과분한 일이지만 언제나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진정됐을때 후회했다. 6시반까지 공항까지 가야하는데 6시반에 일어났을때가 세상의 종말이 오는것만큼 초조해했고, 날 믿지 못했을때 모든 것을 부셔버릴만큼 과격해졌고 사랑니를 뽑았을땐 진화가 덜 되었다는것에 격노했다. 아픔이 멈췄을땐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언제나 늦었다.

‘응 이해해. 하지만,’ 로 시작하는 문장을 싫어한다. 지금 상황을 이해하는것은 자신의 시점에서 나의 상황은 어떻겠다 라고 어림짐작할 뿐이고, 지금의 나를 이해하려면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시청한 후에야 ‘이해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것이다. ‘이해’라는 말은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쓰이는 말보다는 이미 고정된 것, 이를테면 수학공식을 이해했다거나 ‘베이스의 줄이 왜 4줄인지 이해했다’라고 할때가 맞는 말인 것 같다. 영어의 ‘understand?’ 는 ‘이해했니?’ 가 아니라 ‘알아들었니?’ 라는 말이 더 의미상으로 정확하지 않을려나. 상대방을 이해해야 존중할 수 있다고 한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고 본다. Steve Jobs를 이해하지 못해도 존중받는 것처럼 존중은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쓴대도 어색하지 않다.

이해하지 않아도 존중할 수 있다는 이 모든건 말장난일 뿐이지만, 최근들어 나를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대해주는 사람이 있기에 어떤 점이 다른 부분일까 생각하다가 찾아낸 결론이고, 주위엔 언제나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녀는 내가 초조해하는 약한 모습을 보였을때 외면하지도 않았고 실망하지도 않았고 기다리지도 않았다. 그저 조용히 다가와 안아주었다.

상하이


해외여행은 끝판왕 보스처럼 지금까지의 모든 고생의 보답같은 느낌이다.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내가 외국인이 되어있는게 진땀나면서도 즐겁다. 게다가 우리나라였으면 절대 못볼 광경을 흔하듯 보게된다. 밤중에 1톤트럭에 가득찰만한 스티로폼 박스를 자전거에 이고 가는 이가 무려 2명, 나무로 손수 만든 빗자루를 가지고 길을 쓸던 만취한 아저씨, 자동차와이퍼로 화장실 유리를 닦던 할아버지. 하지만 전부 일에 열심이였다. 중국인이 ‘부지런한’ 성향이 있나? 라는 생각이 들만큼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데 꼼꼼하게 자전거 사이사이까지 길을 쓸고 모서리까지 깨끗이 닦고 있었다. 이렇게 부지런함 때문에 노가다 투성인 해킹도 잘하는것일까나. 일본에선 사진을 찍어주던 아줌마가 상해에선 길을 쓸던 청소부가 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새겨줬다. 청결에 신경을 덜 쓰는 모습사이로 모두가 전기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아이러니가 있는 상하이. 일본-중국-한국은 같은듯 정말 다른것같다. 다음 여행지는 아마도 홍콩일테지만, 오리지널 중국과 오리지널 프랑스도 꼭 가서 비교해봐야지.

RED

중국인들은 국기만 봐도 알수있듯 빨간색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빨래를 봐도 빨간옷들이 정말 많고 간판도 80%가 빨간색, 그나마 알아먹을수 있는 영어 간판조차 빨간 KFC, 빨간 맥도날드다. 블랙홀에 빠져들어갔다 나온 곳의 간판들이 죄다 빨간색바탕에 금색글자라면? 더 이상 생각할 필요도 없이 그곳은 중국이다.

관전가옛거리



Jin - 퉁양시장(通市)

빨래

왠지 중국이라고 하면 황비홍 머리를 한 약간 떼 낀 하얀옷을 입은 무술인들이 가득하고 만두를 손에 들고다니며 먹을 줄 알았는데 만두도 없고 황비홍도 없고 그냥 빨래만 잔뜩 보인다. 습한 날씨에 적응되서 내복과 속옷이 남들 눈에 들어오든 상관안하고 잔뜩 걸어놓는 쿨함을 보여준다. 흐린날씨에도 불구하고 상해든 소주든 고개를 들면 죄다 빨래들이다.

경항대운하

이끼 색의 강 옆의 무너질 듯한 집. 이런집이 긴 강을 따라 셀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집도 에어컨은 있는 모습에 빨래도 세탁기로 돌리고 널어놓기만 한 줄 알았다.

빨래중이다.